
‘경이로운 소문’은 2020년 OCN에서 방영된 한국형 히어로 드라마로, 평범한 고등학생이 초능력을 얻게 되면서 악귀를 퇴치하는 ‘카운터’ 팀의 일원이 되어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룹니다. 판타지와 액션, 그리고 인간적인 서사를 절묘하게 결합한 이 드라마는 OCN 역대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큰 인기를 끌었고, 시즌2까지 제작되었습니다. 본 글에서는 드라마의 핵심 줄거리, 악귀와 히어로 간의 대립 구도, 그리고 장르를 넘어선 감동과 메시지를 중심으로 ‘경이로운 소문’을 리뷰합니다.
소문이라는 소년, 히어로가 되다 (줄거리)
주인공 ‘소문’(조병규)은 다리를 저는 고등학생으로, 어릴 적 교통사고로 부모를 잃고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어느 날 우연한 사고를 겪으며 ‘위겐’이라는 천계의 존재에게 선택받아 ‘카운터’라는 초능력자가 됩니다. 카운터는 악귀를 사냥하는 영적 헌터로, 소문은 가모탁(유준상), 도하나(김세정), 추매옥(염혜란) 등 기존의 카운터들과 함께 팀을 이루게 됩니다. 소문은 처음엔 혼란스러워하지만, 점차 팀원들과 협력하며 자신의 능력을 제어하게 되고, 정의를 위해 싸우는 과정에서 잃어버린 가족의 기억과 아픔도 직면하게 됩니다. 이 드라마는 초능력 히어로물의 외형을 가지고 있지만, 그 안에는 소년의 성장, 슬픔의 극복, 정의에 대한 신념 등 깊은 서사가 담겨 있습니다. 카운터들이 사냥하는 ‘악귀’는 단순한 유령이 아니라 인간의 욕망과 악행에서 비롯된 존재입니다. 강력한 악귀일수록 강한 원한과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며, 그들의 존재는 사회적 문제를 반영하는 상징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경이로운 소문은 단순한 선악 대결을 넘어 ‘악이 어디서 시작되는가’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악귀와 카운터의 대립 구조 (악귀)
악귀는 드라마의 중심 갈등 요소이자, 인간 내면의 어두움을 형상화한 존재입니다. 악귀는 살아 있을 때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자들이며, 사망 후 원혼이 되면서 인간에게 빙의하여 현실 세계를 떠돌며 살인을 반복합니다. 이들은 영혼의 에너지를 흡수해 점점 더 강력해지고, 3단계에 이르면 기억을 읽거나 물리력을 사용하는 능력까지 갖게 됩니다. 특히 시즌1의 메인 악역인 ‘지청신’(이홍내)은 경찰 신분을 이용해 살인을 저지르고, 최강의 악귀가 되어 카운터들을 위협합니다. 그는 단순한 악당이 아니라 복잡한 과거와 집착을 지닌 인물로, 극의 긴장감을 극대화시키는 핵심 존재입니다. 카운터 팀은 각기 다른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도하나는 감정과 기억을 읽는 능력, 가모탁은 초인적인 힘과 무술, 추매옥은 치유 능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들은 단순히 능력을 사용하기보다, 사람들의 아픔을 이해하고 진실을 밝히는 데 주력합니다. 악귀를 단죄하는 방식 또한 단순한 폭력에 의존하지 않고, 영혼을 정화하거나 법적 정의를 실현시키는 구조로 구성돼 있어, 시청자로 하여금 ‘정의란 무엇인가’를 고민하게 만듭니다.
장르를 넘는 감동과 메시지 (히어로)
‘경이로운 소문’은 슈퍼히어로 장르의 외형을 가지고 있지만, 그 안에는 인간적인 감정과 사회적 메시지가 깊이 녹아 있습니다. 소문이 부모를 잃은 아픔을 극복하고, 새로운 가족(카운터 팀)과의 관계를 통해 성장해나가는 과정은 감동적인 성장 드라마 그 자체입니다. 무엇보다 이 드라마는 ‘약한 자를 보호하는 것’이 진짜 히어로의 본질이라는 점을 강조합니다. 주인공 소문은 영웅이 되려는 욕망보다, 억울한 죽음을 막고, 누군가의 눈물을 닦아주는 것에 가치를 둡니다. 이는 시청자에게도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히어로의 정의를 다시 생각하게 만듭니다. 또한 ‘경이로운 소문’은 사회적 문제에 대한 은유를 적극 활용합니다. 부패한 공직자, 유력 인사의 범죄 은폐, 권력에 눈먼 경찰 등 현실에서 마주할 수 있는 사회적 악이 악귀로 형상화됩니다. 이를 통해 ‘악은 멀리 있지 않다’는 메시지를 던지며, 시청자에게 깊은 몰입과 사이다 전개를 동시에 제공합니다. OST, 액션 연출, 캐릭터 간의 유대감까지 완성도 높은 구성은 이 작품이 단순한 장르물 이상의 작품으로 남게 만든 결정적 요소입니다.
‘경이로운 소문’은 한국형 히어로 드라마의 새 지평을 연 작품으로, 정의, 가족, 성장이라는 보편적인 주제를 흥미롭고 강렬하게 풀어냅니다. 초능력과 액션을 넘어, 사람의 아픔을 이해하고 함께 싸우는 이들의 이야기는 지금의 우리에게도 큰 울림을 줍니다. 아직 보지 않으셨다면 꼭 한 번 정주행을 추천드립니다. 이 드라마는 단순한 히어로물이 아닌, 치유와 정의를 실현하는 드라마입니다.